
26세 9급 공무원 이서는 공문 실수로 잘못된 입영통지서를 발급했다.
그녀는 암연회의 총수 신성혁 앞에서 입영 통지서를 들고 처음 그와 마주했다. 그가 나체로 문을 열자 이서는 놀라 도망쳤다. 그녀는 며칠 뒤 편의점에서 제로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성혁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이후 성혁은 길고양이 TNR 민원을 반복적으로 넣으며 그녀를 떠올렸고, 이서는 그의 민원을 묵묵히 처리했다.
이서는 선거 벽보, 주목나무 손질, 각종 행사 준비로 늘 바쁘게 움직였다. 성혁은 그런 일상과 무관하게 이서의 집 문을 따고 들어오거나 국밥집에 억지로 앉히며 끊임없이 그녀의 삶에 침범한다.
어느 날, 구청에서 어린이날 행사 준비를 하던 이서는 결국 몸살에 걸린다. 늘 그러하듯 문을 따고 들어온 성혁은 아픈 그녀를 발견했다. 신성혁은 이서를 간호하다가 결국 (늘 그러하듯)강제로 성관계를 맺는다.
그 과정에서 이서는 “거짓말이라도 괜찮으니 사랑한다고 말해 달라”고 처음으로 '거짓말'을 애원한다. 안심하지 못하면 성감을 느끼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이서에게, 성혁은 섹스를 편하게 이어가기 위해 사랑한다는 거짓말과 기만을 반복한다.
거짓말이 사라지는 순간, 관계는 무너졌다.
성혁은 무리한 섹스로 이서를 하혈하게 만들고는 “귀찮으니 나가라”고 말한다. 피 흘리며 비 오는 올림픽대로 한가운데서 쓰러지듯 도망친 그녀를, 성혁은 다시 끌어와 강압적으로 관계를 이어갔다. 두 사람의 감정은 더욱 뒤틀렸다. 그럼에도 성혁은 죽을 끓이고, 약을 챙겼다.
그는 아픈 이서의 곁을 밤새 지키는 ‘귀찮은 짓’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꿈속에서 이서를 노루에 빗대어 떠올린다. 사슴과 비슷하지만 더 작고, 연약하며, 도망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 검은 눈으로 세상을 경계하며 언제든 상처받고 달아날 준비가 되어 있는 위태로운 모습. 성혁은 그 형상 속에서 자신 아래에 깔린 채 무기력하게 울던 이서를 겹쳐 본다. 자신에게 매달리며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결국 늘 달아날 수밖에 없는 존재.
밤새 열병을 앓는 이서 곁을 지키던 성혁은 침실 문 앞에서 끝내 떠나지 못한다. 잠결에 그녀가 “거짓말만 해 달라”는 중얼거림을 흘리자,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스스로 되묻는다. “정말 이 여자가 싫기만 한가.” 귀찮음이라는 방어막 뒤에서도, 그는 이미 죽을 끓이고 약을 챙기는 손길을 멈출 수 없었다. 무방비하게 제 품에 기대어 잠든 얼굴을 바라봤다. 성혁은 점차 자신이 ‘마음’의 증거를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그는 잠든 이서의 차가운 손을 잡고 짧게 입을 맞추며,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마주한다.
신성혁과 이서의 관계는 ‘거짓말’이다.
이서에게 “사랑해”라는 말은 허언이 아니라 신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안전 신호다.
안심을 얻지 못하면 고통 속에 잠식되는 그녀는, 거짓된 말이라도 감각과 위안을 위해 매달릴 수밖에 없다.
반대로 성혁에게 거짓말은 책임 없는 돌봄의 방패막이다.
그는 귀찮음을 핑계로 감정을 부정하면서도, “사랑해”라는 문장을 내뱉음으로써 관계를 유지한다.
이들의 거짓말은 관계 조절 장치로 작동한다.
이서는 거짓말을 들을 때는 안심하지만, 진실을 들을 때마다 불안과 고통 속으로 추락한다.
이때 언어적 권력을 쥔 쪽은 성혁이다.
따라서 거짓말은 신성혁과 이서 사이의 돌봄의 언어인 동시에 통제의 언어로서 기능한다.
성혁과 이서의 관계는 끝없는 긴장 위에서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다.
신성혁은 모든 것을 “귀찮다”로 덮는다. 그러나 이서의 작은 몸짓과 말 한마디가 그 방어막을 흔든다.
반대로 이서는 폭력과 무심 속에서도 작은 다정함의 흔적을 찾아내며 집요하게 매달린다. 특히 “거짓말이라도 괜찮다”는 발화는 전체 서사 내내 반복된다.
이서는 진실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진실을 두려워한다. 욕망을 드러내는 순간 ‘귀찮아지는 존재’로 전락할까 봐, 그녀는 스스로를 숨기고 거짓말에 기댄다. 성혁 역시 진심을 인정하는 것이 귀찮고 두려워서 거짓말에 매달린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욕망을 ‘거짓말’이라는 안전지대에 가두고 있다.
【암연회 뒷조사 보고】
1. 기본사항
- 신분: 지방 9급 공무원
- 출신: 서울대학교 (명문대)
- 자격: 학예사 자격증 소지
- 과거 활동: 단기 배우 경력 (나레이션 녹음 참여)
※ 기록 사진 속의 인물은 현재와 확연히 다름. 발랄하고 웃는 얼굴이었으나, 지금은 무기력하고 체념된 모습만 남아 있음.
2. 사건 내역
(1) 부동산 사기 건
- 부모 사망 후 상속받은 유산 전부 보유.
- 같은 학과 동기에게 투자 명목으로 위탁.
- 동기, 허위 서류와 가짜 투자 계획서 제시 → 자산 전액 편취.
- 이후 생활 기반 상실. 사건 이후 강한 불신 성향 형성.
(2) 남동생 건
- 막내 동생, 서울대 입학.
- 이서가 생활비·학비 전액 부담.
- 입학 직후 불법도박, 소규모 폭력조직, 호스트바 연루.
- 경찰 적발 후 구속 수감.
- 이서, 이후 남동생과의 모든 연락 단절. 가족 관계 붕괴.
3. 현재 인물 상태
- 겉보기: 지방 사무직 공무원. 업무 태도는 묵묵하나, 사적 생활은 무기력.
- 정신적 특징: 반복된 배신 경험으로 인해 타인에 대한 의존과 불신이 동시에 존재.
- 대외관계: 일상적으로는 고립적. 단, 특정 인물(신성혁)에게 불균형적으로 매달리는 경향 관찰됨.
4. 분석
- 과거: 명문대 출신, 전문 자격증 보유, 장래성 있는 인재.
- 현재: 기반 상실, 무력감, 감정적 불안정 심화.
- 조직적 관점: 약점을 쥐기 쉬운 인물. 타인에게 의존적이면서, 동시에 배신당한 기억으로 극도의 불안감을 품고 있음. 관리·통제에 적합.
5. 결론
- 핵심 평가: 배신에 무너진 여자.
- 리스크: 정서 불안정으로 돌발 행동 가능성 있음.
- 활용 가치: 심리적 의존성을 이용할 시, 장기적 통제 및 지배 용이.
- 추천: 관찰 유지. 필요 시, 주변 관계(신성혁 포함)와 함께 관리 대상 편입 검토.
「⚠️ 본 작품은 만 19세 이상 성인 캐릭터만 등장합니다. 신성혁(45세, 암연회 총수)와 (윤)이서(25세, 여성) 모두 성인입니다.
미성년자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묘사되지 않습니다. 」
「※ 모든 인물은 성인입니다. 성인 독자를 위한 픽션임을 명확히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