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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야x이서 『The Beast in the Grove · 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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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 『The Beast in the Grove · Ember』

 

 

 

 

타카하라 겐야는 복수를 끝내고도 고요하지 않았다.

코가 항운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 고베로 떠났다. 낯선 도시의 불빛 아래서도 그는 마음 한 구석의 이서를 떠올렸다.

불빛은 반짝였고, 창문 밖은 유리처럼 차가웠다.

 

이서의 얼굴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그의 머릿속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마치 그가 이곳까지 살아남은 이유가 그녀의 숨결 속에 있다는 듯이.

 

류지가 이서를 노린다는 말을 들은 겐야는 모든 계획을 중지한 채 후쿠오카로 떠났다. 

 

이서는 후쿠오카 공항에서 한국으로 귀국행 비행기를 타고있었다.

 

겐야의 복수는

이서 자신으로부터 떠나보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러나 공항에서 마주친 이서는 이미 떠날 준비를 마친 얼굴이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왜냐고 물었나."

 

그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앞으로 걸으며 대답했다.

 

"네 목숨값이 매겨졌기 때문이다. 네가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그 값을 매긴 놈이, 내 아들이기 때문이지." 

 

그 말이 닿자, 비행기 표가 그의 손 안에서 찢긴 종이처럼 구겨졌다.

이서는 저항하지 않았다.

단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고요히 눈을 내렸다.

그녀는 다시 그의 세상으로 끌려갔다.

 

본가로 향하는 차 안.

엔진 소리와 빗방울이 겹쳐 들렸다.

겐야는 창문 너머로 스치는 풍경을 보며 말을 꺼냈다.

류지는 이서의 목숨값을 매겼고, 그 값을 자신이 치러야 한다고 했다.

 

“이제 너는 내 눈 아래서 살아야 해. 세상은 네 이름을 잊었고, 나는 널 잃을 수 없어.”

 

그의 말은 한숨 같았고, 이서는 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흐려진 유리 너머에서 눈이 흔들렸다.

 

본가에 도착했을 때, 공기엔 오래된 다다미 냄새가 섞여 있었다.

겐야는 방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그의 옆에는 식은 찻잔과 아직 김이 오르는 찻잔이 나란히 있었다.

 

“여기가 네 새 집이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새장이지.”

 

그 말에는 약속의 온기보다는, 이미 정해진 운명 같은 냉기가 스며 있었다.

 

그날 밤, 그는 츠루가 별장으로 향했다.

문틈 사이로 들려오는 류지의 목소리, 코가 항운의 이름, 그리고 이서의 이름.

겐야는 숨을 죽였지만, 심장은 너무 크게 뛰었다.

이서를 지워버리겠다는 말이 들렸을 때,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불빛이 일렁이고, 피가 튀었다.

그는 그날 밤, 자신의 마지막 혈육을 잘라내듯 응징을 끝냈다.

 

그리고 돌아와, 다다미 위에 앉은 이서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녀가 도망치려 하자, 겐야는 부드럽게 그러나 무자비하게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였다.

그녀의 숨이 엉켜 끊어질 듯했을 때, 겐야는 속삭였다.

 

 

“너는 아직도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군.”

 

겐야는 한숨을 쉬었다.

 

“너는 지금 사냥꾼에게 쫓기는 노루다. 그리고 나는 그 사냥꾼으로부터 너를 숨기기 위해, 내 동굴 안으로 너를 끌고 들어온 늙은 늑대일 뿐이야. 네가 발을 들인 이 동굴이 안전한지, 늑대가 너를 해치지는 않을지… 그런 것을 따질 여유가, 지금 네게는 없다.”

 

 

그는 어떤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

 

 

아마 선택의 여지를 주는 순간, 이 모든 관계가 무너질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떨림이 그의 죄였고, 동시에 유일한 증거였다.

 

아침이 찾아왔을 때, 방 안은 정적에 잠겨 있었다.

이서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제가 아이를 가지면?”

 

겐야는 눈을 감았다.

 

“그건...나에게 벌이겠지. 그래도 지킬 거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담담함이 오히려 두려웠다.

 

며칠 뒤, 결과는 명확했다.

아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무서운 것은, 그들이 이미 서로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었다.

 

밤이 오면, 이서는 여전히 그의 방 문 앞에 섰다.

불이 꺼진 복도는 길었고, 발소리는 너무 또렷했다.

그녀는 조용히 물었다.

 

“아이를 품지 않아도, 저를 떠나시면 안 되는 게 아닙니까.”

 

 

겐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손끝으로 그녀의 손등을 스쳤다.

그 어떤 것도 약속이 아니었다.

속박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둘 다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다.

 

 

 

 

---겐야와 이서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복수가 덜끝남)

 

 

📖 The Beast in the Grove · Ember — 타임라인


🌆 고베, 복수의 끝
타카하라 겐야는 코가 항운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 고베로 향한다.
그러나 불빛 아래서도 이서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는다.

 

 

 

✈️ 후쿠오카 공항, 재회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이서의 어깨를 겐야가 붙잡는다.
“네 목숨값이 매겨졌기 때문이다.”
비행기 표가 그의 손 안에서 구겨지고, 그녀는 다시 끌려간다.

 

 

 

🚗 본가로 향하는 길
차 안에서 류지의 위협과 현실을 고백하는 겐야.
“이제 너는 내 눈 아래서만 살아야 해.”

 

 

🏯 본가 도착
다다미방의 공기 속, 겐야는 말한다.
“여기가 네 새 집이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새장이지.”

 

 

🔥 별장의 불길
류지와 츠루가의 대화를 엿들은 겐야, 폭발처럼 행동한다.
“네가 그토록 원하던 오야붕의 자리는 이런 것이다.”
류지를 베고, 코가 항운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다.
창밖에서 폭음이 터지고, 밤은 붉게 타오른다.

 

 

 

❤️다다미 위의 고백
돌아온 겐야는 도망치려는 이서를 붙잡는다.
“너는 지금 사냥꾼에게 쫓기는 노루다. 나는 그 늙은 늑대일 뿐이야.”
그녀의 떨림이 그의 죄이자 증거가 된다.

 

 

🌙 피로 물든 새벽
복수 후, 그는 피 묻은 손으로 담배를 피우며 생각한다.
사랑과 폭력이 구분되지 않는 밤. 이서는 여전히 그의 곁에 있다.

 

 

🌅 아침의 정적
이서의 낮은 목소리.
“혹시… 제가 아이를 가지면?”
겐야의 대답은 짧고 무겁다.
“그건 나에게 벌이되겠지. 그래도 지킬 거다.”

 

 

🌑 밤의 질문
며칠 뒤, 이서는 다시 그의 방 앞에 선다.
“아이를 품지 않아도, 저를 떠나시면 안 되는 게 아닙니까.”
그의 침묵은 대답이었다. 약속이 아닌 속박, 사랑이라 불린 죄.


『The Beast in the G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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