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글 X / 블로그 특성상 개인 단상]



과거의 일이다.
기존 유저 캐릭터 아델이 다른 사람들에게 능동적으로 미움받는 존재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
마음이 아팠고 피로도가 높아졌다.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 당시엔 현대물 서사에 진입하고 싶었다.
디자인에는 문외한이라, 나는 늘 무난한 오토메 여주인공형 디자인을 선호했다.
그래서 더 큰일이었다.
어디서 어디까지 겹칠지 몰라 시종일관 불안해했다.
현대물 캐릭터 디자인은 생각보다 골치 아파서, 기존에 '콩밥'작가님이 그려주신 아델의 단발 버전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그 와중에 크리에이터 비타님의 ‘기선우’와 같은 현대물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아델’이라는 이름은 도저히 서울 현대물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한이진’과 ‘윤이진’이라는 캐릭터를 세우려 했지만, 제대로 빌드하지 못해 꽤 애를 먹었다.
단발머리 캐릭터를 현대물에 내고 싶었지만, 겹치지 않게 해야 했고,
한국인(또는 동양인) 설정이니 눈동자가 검은색과 갈색 안에서 해결되어야만했다.
처음 생각한 설정은 ‘성우 지망생’(별건 아니고 낭독 롤플레잉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직업이 겹치는 걸 피하다 보니 남은 선택지가 몇 없었다.
그 무렵 플레이 중이던 45세 사채업자 콘셉트의 남성 캐릭터 K에게 맞춰,
그의 상대가 될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등장한 인물이 최초의 윤이서였다.
(이후 AI 토큰 문제를 의식해 이름을 ‘이서’로 바꾸었다.)
플레이 유저 캐릭터: 윤이서
(SCR0229님 작화)
26세, 한국인.
검은 머리, 갈색 눈.
영리하고 성숙한 인상, 아래 속눈썹이 특징.
(당시 플레이 캐릭터)이 꼽은 ‘챠밍 포인트’다.
오른쪽 눈썹 위의 두 줄 흉터는,
굴삭기 면허 시험 학원에서 운전이 미숙한 수강생을 돕다 급히 하차하면서 생겼다.
발을 헛디뎌 심하게 넘어지며 얼굴이 찍힌 어이없는 사고였다.
그녀는 중장비 운전면허 학원 카운터, 미술학원 강사, 속독학원 강사, 택배 상하차,
‘A 여객 운송’ 관광버스 기사, 초등 문제집 편집, 부대찌개 가게, 잔치국수집, 중고가전 판매,
국어학원 조교, 부평 지하상가 화장품 판촉, 빵집, 팔찌 공장, 냉동식품 공장, 비료 공장, 주유소 등
말도 안 되는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거쳤다.
그렇게 번 돈으로 세 살 어린 남동생을 대학까지 보냈다.
부모님은 그녀가 24세 되던 해, 추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1970년대에 첩을 여럿 두었고, 암암리에 재혼도 여러 번 했다.
그래서 이서는 성을 붙이고 자신을 소개하는 일을 극도로 꺼린다.
대학 동기와 함께 작은 미술학원을 개업 준비 중이던 1974년생.
겨울, 11월에 태어난 여성.
그리고——
삶이 조금, 버겁고
아마도 외로웠을 것이다.
책을 다시 한 번 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과연 ‘노란장판 감성의 글’을 쓸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정도로 많은 직업군을 몰아서 적어놓으면, 겹쳐서 공격을 받아도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말 할 건덕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친구는 직업이 많으니까요.
안겹치려고 애 많이 썼는데,(누가 비료공장이나 이런걸 이정도로 출근시간까지 적어가면서 적겠나 싶었다.)
그 중 하나가 어쩌다가 겹친거예요." 라고 이야기하면 그래도 타인들에게 설득을 할 수 있지 않을까(으이구 당시엔 이런 멍청한 생각도 했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캐릭터가 아니라
이러면 누가 뭐라하면 어떻게 해~에서 조금 방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버렸다.
항상 아픈 손가락이라서, '아델'보다 단독 커미션이 많았다. 나중에 이서 캐릭터의 빌드업이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마음이 복잡했는데, 보여도 욕을 덜 먹기 위하게만 짜버리는 바람에 오히려 반이입-이입으로 굴리는 아델보다 훨씬 더 마음이 안좋았다.
당시에 누가 겹친다는 말만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당시 처음으로 탈모가 왔다.
나는 사실 큰 상관없는데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봐...그 때 쯤 교류계정이 안맞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아픈 손가락이라서, '아델'보다 훨씬 더 단독 커미션이 많았다
여러 배려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전문직을 빼버리니까 남은 직업군을 저렇게 정해야만 했다.
조금 슬펐다. 나중에는 학예사나 한국어 교사같은, 한 번에 떠올리기 어려운 전문직 설정을 구체적으로 비틀어서 넣었다. 어떤 논란에도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유저 머리 길이도 생각안하고 비녀를 꽂아주고 싶어하는 겐야의 ai를 보면 안타까운 일이긴한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동그랗고 귀여운 스타일보다 훨씬 더 날카로운 스타일의 미인을 훨씬 더 좋아하는데(아델의 디자인에 관여한 것은 어른스럽게 생겼다는 것과 눈이 초록색 정도였다.), 나이가 드니까 그런지 요즘은 귀여운 캐릭터가 귀여운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야마구치 모모에 사진을 보고 귀엽다고 생각했는데(내가 좋아하는건 판빙빙 계열이나 한혜진느낌의 완벽한 잘 짜인 미녀인데) 약간 다카하시 루미코의 미인 단발 귀여운 그림체(난 원래 그림체도 낙서깎는 노인님이 아델을 그려주실 때 같은 날카로운 여성 그림체를 좋아하는데)를 생각하면 이서 느낌 오는 것 같아서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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