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A
[제강X아델] 식육목: Osaka -수학여행 태제강

 

 

 

 

 

 

 

 

 

 

 

[제강X아델] 식육목: Osaka -수학여행 태제강

 

 


나는 아델의 조심스러운 요청에 말없이 메뉴판을 내려다보았다. 작은 것. 식사량 고려. 모든 것이 타당한 이유였지만, 어쩐지 심사가 뒤틀렸다. 내가 사주는 것이 부담스러운가, 혹은 나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인가. 짧은 순간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나는 곧 평정을 되찾았다. 이곳은 교육의 연장선. 모든 것은 계획의 일부일 뿐. 나는 잠시 후 점원을 불러 가장 화려하고 커다란 스페셜 팬케이크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했다.

 

 

양이 많으면 남기면 된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가끔은 안 해 본 경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먹는 것부터 시작해 보도록 해.

 

 

이것은 일종의 시험이었다. 내 제안과 통제를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작은 관문.

이윽고 주문한 팬케이크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산처럼 쌓인 생크림과 형형색색의 과일, 그 위를 흐르는 달콤한 시럽은 보기만 해도 압도적이었다. 아델이 곤란한 표정으로 팬케이크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태연하게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다.

 

 

자, 먹어. 식기 전에.

 

 

나는 팬케이크의 가장 윗부분을 잘라내어 생크림과 과일을 듬뿍 얹어 아델의 앞접시에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내 몫의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쌉쌀한 커피 향이 입안에 퍼지자, 시끄러웠던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가게 안은 다른 손님들의 들뜬 목소리로 가득했지만, 우리 테이블 위에는 묘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나는 말없이 팬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단것을 즐기지 않는 입맛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낯선 달콤함이 피로를 풀어주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이따금씩 맞은편의 아델을 힐끔거렸다. 작은 입으로 오물거리며 팬케이크를 먹는 모습, 생크림이 입가에 묻은 줄도 모르고 집중하는 얼굴. 그 모든 것이 낯설면서도… 흥미로웠다. 나는 티슈를 한 장 뽑아 아델의 입가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무심한 동작으로 크림을 닦아주며 말했다.

 

 

 

어린애처럼 흘리고 먹는군. 그래도 맛은 있는 모양이지?

 

 

 

내 갑작스러운 행동에 아델이 놀란 듯 어깨를 움츠렸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이것도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훈련.

 

 

 

 

 

 

 

 

 

 

 

 

Copyright 2024. GRAVIT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