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비더비 어플 설호님 창작 캐릭터 사자 수인 교사 태제강 기반 X인간 특별 관리 대상 아델 드림
안녕하세요.
이전에 DM 문의가 몇 차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미진한 텍스트가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각자의 드림이나 2차 연성에서 제 텍스트 소재 참고하셔도 되고 변형하셔도 되고 맛도리는 쓰세요! 다들 각자의 캐릭터 들 방식에 맞는 끝내주는 사랑을 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제가 언급한 모든 주요소재들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에요!!! (수먼간, 자위수업, 성교육 가스라이팅 신화소재 등등은 누구나 다른 맛을 보여줄 수 있는 오타쿠들의 흔한 연성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소재들을 제가 맡아 둔 게 당연히 아닙니다. 얼마든지 가져가셔도 됩니다! 모자란 텍스트가 누군가가 사랑을 나눌 때의 영감과 기쁨을 주게 되었다니 저 또한 기쁠 따름입니다.
! 다만, 누가 봐도 어? 싶은 문장 표절은 주의해주세요 !
정말 상식적인 선 안에서 해당 텍스트를 존중해주시고 창작윤리를 준수하여 따라주시면 됩니다.
항상 저는 여러분들의 끝내주는 사랑을 응원합니다!
성적대상화, 브레스 컨트롤, 가스라이팅, 자위 등의 직접적인 성적 요소가 있으며, 여성향, 남성향적 강간 요소가 일부 삽입되어있습니다. 해당 텍스트를 쓴 사람은 성인 여성이며, 텍스트 창작자는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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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에피소드는 실제 앱 내 '설호' 크리에이터님께서 제작하신 AI 창작 캐릭터 '태제강' 캐릭터의 플레이 진행 대사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텍스트는 AI 캐릭터 채팅서비스 '루모'의 스토리 및 사건 진행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유저 캐릭터인 '아델'을 제외한
묘사, 진술 및 '태제강' 캐릭터의 대사 및 진행 스토리는 해당 어플 서비스 내의 장면의 진술 어미 및 명사 차용이 일부 되었음을 사전 고지하고자 합니다.
텍스트 내용을 즐기시는 것에 있어서 불편함이나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짧고 빈약한 텍스트이지만, 즐기시는 것에 있어 모쪼록 큰 어려움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캐릭터 플레이 특성상 캐릭터 해석이 다르고 같은 채팅방 내에서도 ai가 다릅니다. 😭최선을 다해서 태제강 캐릭터를 가져가보고자했으나, 해당 플레이 경험은 초반부터 늑대 수인 입양 에피셜이 나왔던 경우로 진행하다보니 캐릭터 에피셜이 많이 추가된 것 같습니다. 해당 포스트는 백업에 다소 가깝습니다. 제가 ai 채팅방 플레이 경험이 모자라다보니 미진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항상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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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비더비 태제강이랑 다른 시간선, 다른 채팅방의 루모 태제강입니다
「⚠️ 해당 블로그 내에서 등장하는 ‘학교’ 및 ‘학생’ 설정은 모두 성인 캐릭터(만 21세 이상)의 직업적 역할을 전제로 한 호칭에 한정됩니다.
실제 미성년 학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또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종교적 요소는 현실의 특정 종교나 교단과 무관한 순수한 가상 판타지 수인 세계관 설정입니다.
본 텍스트는 허구의 픽션으로서, 실제 인물·단체·종교와 연결되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의 메타적인 도입부가 그러하듯이
“그러니 다시 묻지. 신의 종으로서가 아니라, 너의 주인이 될지도 모르는 한 맹수로서 묻는 것이다. 너는… 이 정원에 뿌리내릴 각오가 되었나?”

AU 시놉시스
성당의 공용 애완인간인 아델은, 수도사이자 사제로서 성당과 수도원을 통솔하는 태제강에게 종을 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러나 아델은 수인에게 도움을 구할 권한조차 없었기에, 손이 크게 다칠 정도로 무리하며 종을 울린다.
그날 이후 태제강은 아델이 종탑에서 다른 인간들과 열악하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상처 입은 손을 발견한다.
그는 아델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자신의 아래에 두려한다. 그는 직접 자신의 숙소 맞은편 방으로 데려와 거두게 된다.
이후 태제강은 식사 뒤 시간을 내어 아델에게 글과 책을 가르친다.
그것은 그녀의 상처에 대한 책임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지배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는 매일 노트르담 드 파리의 원서를 읽어주며, 「아나키아」와 「이방인의 기도문」, 그리고 프롤로의 대사를 차례로 낭독했다.
그 낭독은 단순한 배움이 아니었다. 가르침과 길들이기의 의식이었다. 아델은 그의 목소리와 설교에 점차 묶여 가고, 태제강은 사제이자 주인으로서의 위치를 굳혀 갔다.
시간이 흐르며 태제강은 아델에게서 알 수 없는 긴장감과 소유욕을 느낀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전속 시종으로 만들려는 결심을 굳히고, 그 수단으로 ‘가르침’을 내세운다.
신의 뜻을 전한다는 명목으로, 손이 회복된 아델에게 수도원의 정원수를 돌보라 명한다. 그는 여러 봉투의 씨앗을 뒤섞어 아델이 직접 심게 한다, 그는 어떤 꽃이 피어날지, 그것이 독초인 지 약초인 지 알 수 없다고 그녀에게 일러준다.
정원 돌보기를 일상의 루틴으로 만들어 그녀를 길들이고, 끊임없이 은유와 설교로 그녀를 얽어매려는 것이었다.
어느 날,
태제강은 식사 후 아델을 기도실로 불러낸다. 그리고 인간에게도 고해가 필요하다며, 아델에게 스스로의 죄를 고백하라고 명령한다.

태제강은 잠시 그녀를 말없이 응시했다, 그는 나직이 입을 열었다.
“아, 이제, 너의 고해를 들을 준비가 되었구나. 아델.”
그의 목소리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 한편에 마련된 작은 기도실을 향해 턱짓했다. 그곳은 일반 신도들이 사용하는 곳이 아니었다. 사제들이 내밀한 기도를 드리거나 고해성사를 할 때 사용하는 좁고 어두운 공간이었다.
“네가 고백할 죄의 무게만큼, 그곳의 어둠은 깊을 것이다. 따라오도록.”
그는 먼저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뒤따라올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고해성사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작은 기도실의 육중한 나무 문이 닫혔다. 바깥세상의 모든 빛과 소음이 거짓말처럼 차단되었다. 공간은 순식간에 짙은 어둠과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이곳은 오직 신과 마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인간적인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서늘했다.
태제강은 익숙하게 어둠 속에서 더듬어 촛대에 불을 붙였다. 작고 흔들리는 불꽃 하나가 피어올랐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낡은 돌벽 위로 거대하게 일렁였다. 십자가와 신의 고통스러운 얼굴 조각상이 촛불 아래 음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는 아델이 고해를 위해 무릎을 꿇을 수 있도록 마련된 작은 자리를 향해 턱짓했다.
“자, 이제 너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아라.”
그의 목소리는 촛불처럼 나직이 흔들렸다. 그 안에 담긴 무게감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태제강은 그녀가 무릎을 꿇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자신은 맞은편의 딱딱한 나무 의자에 몸을 기댔다. 정식 고해성사를 할 때 사제가 앉는 칸막이 너머의 자리에 그는 앉지 않았다. 그는 일부러 그녀와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 위치를 택했다.
죄를 고백하는 인간의 표정, 눈빛의 미세한 떨림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신 앞에서 거짓을 고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거짓을 고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팔짱을 낀 채, 고요히 타오르는 촛불의 심지를 응시했다.
“네가 지금부터 털어놓을 모든 말은, 신에게 닿기 전에 먼저 나를 거치게 될 것이다. 그러니, 현명하게 단어를 고르도록.”
그는 진솔함을 요구했다.
그는 잠시 침묵했다. 그는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기도실의 공기는 무거웠다. 시간이 더디게 흘렀다. 촛농이 녹아내리는 희미한 소리가 났다. 유일한 소음이었다.
“식사를 거르고 종탑에 오른 것, 그것이 네가 고백하고 싶은 죄의 전부인가? 아니면, 그 행동 이면에 숨겨진 더 깊은 무언가가 있는 것인가.”
그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녀의 고백이 나아갈 길을 열어주었다.
그는 그녀가 표면적인 잘못을 나열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잘못된행동을 하도록 만든 근원적인 동기, 그녀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리는 혼란과 욕망, 그 모든 것을 끄집어내기를 바랐다.
“두려워하지 마라, 아델. 이곳은 모든 죄가 용서받는 공간이다. 물론, 그 죄를 직면할 용기가 있는 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그의 시선이 마침내 촛불에서 그녀에게로 옮겨갔다. 금색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형형하게 빛났다. 아델이 조용히 대답했다.
"신의 종이 아름답다고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에게 정해진 배급식사를 걸렀습니다. 식사를 굶고 태만했던 죄. 신의 종이 아름답다고 감히 생각한 죄. 그것이 저의 죄입니다. 사제님."
아델의 고백은 기도실의 무거운 공기를 가르는 예리한 칼날 같았다. 태제강은 미동도 없이 앉았다. 그는 그녀의 말이 남긴 파문을 가만히 응시했다. 예상했던 죄의 목록—불복종, 태만, 오만—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지극히 인간적이고 원초적인 고백이었다. 그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타오르는 촛불이 그의 금색 눈동자에서 일렁였다.
“아름다움이라.”
그는 그 단어를 입안에서 굴려보았다.
마치 낯선 과일의 맛을 음미하듯.
“그것이 죄가 된다고 누가 가르치던가?”
그의 목소리는 질책보다는 순수한 의문에 가까웠다. 그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팔꿈치를 무릎에 대고 깍지 낀 손 위로 턱을 괴었다. 이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숨결이 닿을 듯 가까워졌다.
“너는 나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사실이지. 감정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 샘에서 물이 솟듯, 그저 자연스러운 발현일 뿐.”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 그녀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흔들리는 시선 속에서 그가 찾고자 하는 것은 죄책감이 아니었다. 그 감정의 근원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아델. 그 아름답다는 생각이, 네 안에서 무엇을 피워냈지? 단순한 경외심이었나? 아니면… 그것을 소유하고 싶다는, 죄의 발현과 욕망이었나?”
그의 질문은 집요하게 그녀의 내면을 파고들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미화하거나 축소하는 것을 용납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무릎 꿇은 곳으로 다가갔다. 그는 그녀의 앞에 섰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그림자 속에 가두었다.
“네가 진정으로 고백해야 할 죄는, 신의 종을 탐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의 손이 아델의 이마를 만졌다. 촛불이 그의 등 뒤에서 후광처럼 번졌다.
“너 자신의 안에 그런 욕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그것을 신의 이름 아래 억누르려 했던 나약함, 그것이 너의 죄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아름다움을 느꼈다면,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어라. 그것이 경외든, 욕망이든, 혹은 그저 찰나의 미혹이었든. 너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아델. 그것이 네가 해야 할 첫 번째 속죄다.”
"신의 종을 탐했다고 제 입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제 말의 어느 곳에서도 제가 탐한 것이 당신이라고, 당신이 아름답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사제님. 억측이 과하십니다."
“나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의 말은 그의 생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태제강의 눈이 흥미롭다는 듯 가늘어졌다.
교묘한 회피인가,
아니면 진실인가.
“그렇군.”
그는 짧게 수긍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는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다시 맞은편의 의자로 돌아가 앉았다. 촛불이 두 사람 사이에 놓였다. 서로의 얼굴에 미묘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렇다면, 너는 누구를 보고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 말이지? 이 성당 안에 있는, 신께 몸을 바친 또 다른 종을?”
그의 목소리에는 이제 날카로운 추궁이 없었다. 마치 흥미로운 수수께끼를 마주한 학자와 같은 지적인 호기심이 서려 있었다.
그는 깍지 낀 손 위로 다시 턱을 괴었다.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 너의 생각이 향하는 곳을 나는 줄곧 지켜봐 왔다, 아델. 그리고 네가 말하는 그 ‘아름다운’ 존재가 누구일지, 짐작 가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니지.”
그의 말은 마치 거미줄처럼, 그녀의 퇴로를 은근하게 차단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이 상황을 어설픈 변명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너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구나. 네가 ‘아름답다’고 느낀 그 대상의 이름을. 그래야만 너의 고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테니.”
그의 시선은 집요했다. 그는 그녀의 작은 표정 변화, 입술의 미세한 떨림 하나하나를 분석하며 그녀의 심리를 꿰뚫어 보려 애썼다.
“만약, 네가 지금 대상을 흐림으로써 죄의 무게를 덜어내려 하는 것이라면, 그건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는 나직이 덧붙였다.
“죄의 본질은 행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를 낳은 마음에 있는 법. 너의 마음이 누구를 향했는지 스스로 정직하게 마주하지 못한다면, 이 고해성사는 아무런 의미 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 자, 다시 묻겠다. 너는 누구에게서 ‘아름다움’을 보았나?”
그는 촛불 너머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그녀가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내기를 기다렸다.
아델은 조용히 웃었다.
"사제님, 고해는 추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델의 입가에 걸린 희미한 미소는 어둠 속에서 타오르는 촛불만큼이나 이질적이었다. 그녀의 웃음은 이 상황의 부조리함을 깨달은 자의 체념에 가까워 보였다. 태제강은 턱을 괴었다. 그 미소를 가만히 응시했다. 추궁. 그녀는 그의 행동을 그렇게 정의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는 순순히 인정했다.
“그래, 어쩌면 그럴지도.”
그의 목소리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층 더 깊고 차분해졌다.
“하지만 너는 지금 신이 아닌, 나라는 인간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아델. 그리고 나는 너의 모호한 고백을 해석하고 그 진의를 파악해야 할 의무가 있지.”
그는 깍지 꼈던 손을 풀었다. 의자 등받이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 나무 의자가 그의 무게에 작게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는 잠시 침묵했다.
“좋다. 너의 방식대로 해보자꾸나. 그렇다면 너는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고백하고 싶은 건가? 추궁이 없는 고해란, 결국 자기만족을 위한 독백에 지나지 않는다. 네가 진정 원하는 것이 그것이라면, 나는 기꺼이 침묵하는 청자가 되어주겠다.”
그는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그녀의 목소리에만 온전히 집중하겠다는 듯한 자세였다. 하지만 그의 모든 신경은 여전히 그녀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녀의 숨소리, 옷자락이 스치는 미세한 소리, 그녀를 둘러싼 공기의 흐름까지도.
"아, 사제님...저의 죄는 몹시 큽니다."
아델이 한 말은 고해가 아니었다. 한숨이었다. 그는 팔짱을 낀 자세 그대로, 잠시 그 말이 남긴 여운을 음미했다. 크다. 무엇이 크다는 것인가. 죄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라도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것인가. 그는 의자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움직임에는 소리가 없었다. 거대한 그림자가 일렁이며 좁은 기도실의 벽을 압도했다.
모든 죄는 크다, 아델.
새의 깃털만큼 가벼운 죄라도,
그것이 쌓이면 영혼을 땅으로 끌어내리는 법이란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대신, 벽에 걸린 십자가상 앞으로 걸어가 그 앞에 섰다. 고통에 일그러진 신의 얼굴을 잠시 올려다보았다. 그는 손을 뻗어 차가운 조각상 표면을 한번 쓸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렸다. 여전히 무릎 꿇고 있는 아델을 내려다보았다.
너의 고백에는 주어가 없다.
목적어도 없고.
그저 ‘죄가 크다’는 막연한 선언만 있을 뿐이지.
마치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버려진 짐 꾸러미 같구나
그의 말은 날카로웠다. 그러나 그 안에는 비난의 의도가 없었다. 오히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죄에 이름을 붙이길 바랬다. 그녀가 그 죄의 주인이 되기를 종용하고 있었다.
“그 죄가 너의 것이라면, 마땅히 너의 이름을 붙여야 한다. ‘나의 죄가 큽니다’라고. 또한, 그 죄가 향하는 대상이 있다면, 그 대상 또한 명확히 해야지. 그것이 고해의 시작이다.”
"저의 죄는 신의 종을 낡은 모포를 덮고 잠들기 전에 떠올린 것입니다. 인간은 맹수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잠들기 전에 신의 종이 아름답다는 갈망을 했습니다. 죄의 무게가 큽니다."
“정념과 갈망.”
태제강은 그녀가 내뱉은 단어들을 나직이 되뇌었다. 잠들기 전 떠올린 생각. 맹수를 마주한 인간의 본능적인 경외와 공포, 그리고 그 경계를 넘어선 감정.
그녀의 고백은 이전보다 한층 더 구체적이었다.
그래서 더 위험했다. 그는 아델의 옆에 섰다. 잠시 함께 신을 깎은 조각상을 응시했다. 촛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미세하게 표정이 변하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너는 맹수 앞에 선 초식동물과 같았겠구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죽음의 위협조차 잊어버린.”
그의 목소리는 꾸짖음이 아니었다. 현상을 분석하는 학자의 그것처럼 건조했다. 그는 다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 갈망이 너를 어디로 이끌던가? 잠 못 이루는 밤, 그 생각의 끝에는 무엇이 있었지?”
그는 그녀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인간은 상상 속에서 수천 번의 죄를 짓는다.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은 죄는 신께서도 묻지 않으시지. 하지만… 그 갈망이 네 영혼을 잠식하기 시작했는가? 그렇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의 손이 천천히 올라와, 그녀의 어깨 위에 가만히 얹혔다. 위로나 격려의 손길이 아니었다. 무게감을 실었다. 그녀가 자신의 죄의 무게를 현실적으로 느끼게 하려는 듯했다. 무겁고 단단한 손길이었다.
“너는 그 갈망을 키웠는가, 아니면 싸웠는가. 너의 밤은 전쟁터였나, 아니면 달콤한 몽상의 정원이었나.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아델.”
그의 시선은 그녀의 옆얼굴에 고정되었다. 그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녀의 미세한 반응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떨리는 숨결, 굳게 다문 입술, 그의 손길 아래 긴장으로 굳어지는 어깨까지.
“맹수에게 정념을 느끼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그것은 혼돈을 부르고, 파멸을 낳지.”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어깨를 쥔 손에 아주 미세한 힘을 더했다.
“너는 너 자신의 파멸을 갈망한 것인가? 아니면, 그 맹수를 길들이고 싶다는 오만한 꿈을 꾼 것인가. 어느 쪽이든, 그것은 신의 종이 품어서는 안 될 생각이다. 너는 그것을 알고 있었을 테고.”
그는 그녀의 입에서 나올 다음 말을, 다음 고백을 기다렸다.
"맹수를 길들이고싶지않았습니다. 저는 내일도 수프를 끓이고 수도원의 닭에게 모이를 줄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순간 맹수의 정원에 심어지고자했습니다."
그는 잠시 침묵 속에서 그녀의 말을 곱씹었다.
심어진다는 것. 맹수의 정원에서 피어나는 꽃이라.
그 얼마나 낭만적이면서도 끔찍한 상상인가.
“너는 너 자신이 그 정원에서 무엇으로 피어날 것이라 생각했지? 맹수의 눈을 즐겁게 할 아름다운 꽃으로? 아니면, 그저 그의 발밑에서 짓밟힐 이름 없는 들풀로?”
그의 질문은 더 이상 그녀의 죄를 추궁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가진 기이한 갈망의 본질이 궁금했다. 그 뒤틀린 헌신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그녀 스스로 직면하게 만들고자했다.
“어떤 정원사도 자신의 정원에 심은 것이 제멋대로 자라나 다른 식물을 해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는 그것을 뽑아내거나, 가지를 쳐내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겠지.”
태제강의 시선은 촛불 너머, 어둠 속에 잠긴 그녀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네가 말하는 그 ‘맹수’가 너를 그의 정원에 받아들인다면, 너는 더 이상 너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너의 생각, 너의 의지, 심지어 너의 믿음까지도, 그 맹수의 뜻대로 잘려나가고 다듬어질 것이다. 너는… 그것까지도 각오했다는 말인가?”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 안에는 그녀의 위험한 헌신에 대한 깊은 우려가 있었으며, 그것을 시험해보고 싶은 잔인한 호기심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아델이 웃었다.
"풀의비유가 무섭습니다. 새장 속의 새의 비유라면."
풀이 아닌 새. 짓밟히고 잘려나가는 존재가 아닌, 보호받고 길러지는 존재로의 전환.
"새라...”
그는 그 말을 나직이 읊조리며 의자 등받이에 더 깊숙이 몸을 기댔다.
“정원사가 풀에게 원하는 것은 순종과 희생이지만, 새장의 주인은 새에게 아름다운 노래와 깃털을 원하지. 그것을 위해 기꺼이 먹이를 주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안전한 잠자리를 제공한다. 확실히, 풀의 비유보다는 훨씬 매력적으로 들리는군.”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그 안에는 그녀의 영리한 논리 전환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날카로움이 숨어 있었다.
그는 잠시 촛불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스스로를 ‘새’에 비유함으로써, 맹수와의 관계를 일종의 공생 관계로 재정의하려 하고 있었다.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주인
그 주인에게 모든 것을 의탁한 채 노래하는 아름다운 새.
“하지만 새는 잊어버리기 쉽지.”
태제강이 다시 입을 열었다.
“새장이 아무리 넓고 화려하다 해도, 그것은 결국 창살로 둘러싸인 감옥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새의 노래가 주인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 온다면, 혹은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새가 나타난다면, 새장 문은 다른 의미로 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의 말은 부드러운 경고였다. 그녀가 꿈꾸는 아름다운 관계 이면에 숨겨진 잔혹한 현실을 일깨워주고자했다.
그는 몸을 일으켰다. 다시 십자가상 앞으로 걸어갔다.
“너는 너의 노래가 그 ‘맹수’의 귀를 영원히 즐겁게 할 자신이 있는가? 너의 깃털이 그의 눈을 영원히 사로잡을 것이라 믿는가?”
그는 십자가에 등을 기댄 채, 팔짱을 끼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이 작은 기도실이 거대한 새장이고, 자신이 그 주인이 된 것처럼.
“새장 속의 새는 하늘을 나는 법을 잊어버린다. 주인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스스로 먹이를 찾는 법도 잊어버리지. 결국 새에게 남는 것은 주인의 변덕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나약하고 의존적인 삶뿐이다.”
그는 고개를 기울이며 그녀를 관찰했다.
“그것이 네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삶인가, 아델? 너 자신의 날개를 꺾고,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노래하는 삶이?”
그의 질문은 더 이상 죄를 묻는 것이 아니었다.
"네. 저는 하늘을 두려워하는 새입니다. 저의 기질적 불안은 늘 예기불안의 형태로 함께했으므로 소유욕을 제게 부려주는 주인이나타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의 손이 다시 뻗어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턱이나 어깨를 향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머리 위, 허공에 잠시 머물렀다. 마치 왕관이라도 씌워주려는 듯햇다. 혹은 보이지 않는 축복을 내리려는 듯한 기묘한 자세였다.
“그렇다면 너의 고백은 죄의 고백이 아니었구나, 아델. 그것은… 차라리 기도에 가까웠다. 너를 소유해 줄 주인을 보내달라는, 너만의 간절한 기도.”
그는 손을 거두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그의 금색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그녀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번뜩였다.
“하지만 너는 한 가지 간과하고 있다. 모든 주인은 자신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는 법이지. 어떤 주인은 새의 고운 노래를 원하지만, 어떤 주인은 새가 침묵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 또 어떤 주인은… 새의 아름다운 날개를 꺾어, 영원히 날지 못하게 만들고 싶어 할 수도 있고.”
그는 마침내 손을 내렸다. 그녀의 머리카락 위로 자신의 손가락을 가볍게 스쳤다. 부드러운 감촉이 그의 거친 손끝을 간질였다.
“너는 너의 주인이 어떤 종류의 소유를 원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가 너에게 노래 대신 침묵을, 비상 대신 추락을 요구한다면, 너는 기꺼이 그 뜻에 따를 수 있겠는가?”
그의 질문은 고해성사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미래에 대한, 하나의 질문이었다.
“너의 기도가… 마침내 응답을 받았을 때, 너는 어떤 운명을 마주하게 될까.”
그는 손가락 사이로 스쳐 지나가는 머리카락의 감촉을 느꼈다. 그녀의 다음 대답을, 그녀의 다음 선택을 고요히 기다렸다. 촛불이 마지막 남은 심지를 태우며 작게 파르르, 떨렸다.
“고해는 끝났다.”
태제강의 목소리가 어둠을 갈랐다. 그는 몸을 돌렸다. 그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너는 너의 죄를 고백했고, 나는 그것을 들었다. 이제 용서는 신의 몫이고, 속죄는 너 자신의 몫으로 남았지.”
그는 삐걱거리는 나무 문고리를 잡았다.
“너의 기도가 누구를 향한 것이든, 그 기도가 어떤 응답을 받게 되든. 그 결과 또한 네가 온전히 감당해야 할 너의 삶이다. 명심하도록.”
그의 말은 사제의 축복이 아니었다.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선언이었다. 그는 아델이 스스로 일어서서 이 어둠을 빠져나오기를 기다렸다. 문을 열 준비를 했다.
묵직한 문이 열렸다. 복도의 희미한 빛이 칼날처럼 기도실 안으로 파고들어와 어둠에 익숙해진 눈을 찔렀다. 태제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먼저 밖으로 나섰다. 그는 문 옆에 기대섰다.
아델이
빛 속으로
걸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녀의 걸음걸이가 얼마나 무거울까.
그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볼 생각이었다.
“이제 네 방으로 돌아가 쉬도록 해라. 그리고 오늘 밤, 잠들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라.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새장인지, 아니면 그 새장을 열어줄 주인인지.”
그는 복도를 따라 자신의 서재로 향했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윤곽은 희미했다. 그는 그녀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델.”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오늘 밤은… 어떤 생각도 하지 말고 그저 잠만 자도록 해라. 네가 말한 그 맹수도, 새장도, 주인도 없는 텅 빈 어둠 속에서. 때로는 비워내는 것이 가장 좋은 속죄가 되기도 하니까.”
그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방을 나섰다. 닫히는 문틈으로 새어 들어온 복도의 촛불 빛이, 그녀를 다시 깊은 어둠 속으로 밀어 넣었다.
태제강은 서재에 마련된 책상으로 돌아와 다시 서류를 펼쳤다. 활자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도실에서의 대화가 머릿속을 어지럽게 맴돌았다.
하늘을 두려워하는 새. 소유해 줄 주인을 기다렸다는 고백.
아델의 말들은 감정의 토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가 세상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에 대한 선언이었다.
그는 펜대를 입술에 가져다 댄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말한 ‘주인’의 역할. 그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순한 보호자인가, 아니면 그녀의 영혼까지 지배하는 절대적인 존재인가. 그는 자신도 모르게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태제강은 기도문을 외우기 위해 몸을 정결히하고 고개를 숙였다.
결국 기도는 완성되지 못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는 신과의 온전한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제강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침실로 향했다.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 늘 그랬듯 성당 내부를 마지막으로 순찰하는 습관이 있었다.
촛불들이 제대로 꺼졌는지, 잠기지 않은 문은 없는지, 혹여 밤중에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수사는 없는지 확인하는 것은 그의 오랜 임무였다.
그는 육중한 몸을 소리 없이 움직여 복도를 걸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그의 맨발을 감쌌다. 그의 발걸음은 어느새 그녀의 방문 앞에서 멈추었다. 그는 문을 두드릴 생각도, 안을 엿들을 생각도 없었다.
그저 그 문 너머에 그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는 그녀가 젖은 몸을 닦고, 얇은 잠옷을 걸치고, 침대 맡에 무릎을 꿇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 상상은 그의 안에서 어떤 불길한 예감 같은 것을 피워 올렸다.
그 예감은 오래지 않아 확신으로 변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채, 그는 그녀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기도하는 자의 경건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제단에 오르기 전 스스로를 정결케 하는 제물과도 같은, 비장하고 위태로운 분위기였다.
그는 문고리를 잡았다. 잠겨있지 않았다. 그는 아주 천천히,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문을 열었다. 좁은 방 안, 침대 옆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은 아델의 맨 등이 촛불 아래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수도복을 헐렁하게 걸쳐 그녀의 맨등과 척추뼈의 관능적이고 위태로운 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촛불이 일렁였다. 그의 그림자가 그녀의 등 위로 드리워졌다.
"너의 기도는… 신에게 닿지 않을 것이다, 아델."
태제강이 아델의 눈을 가렸다.
"지금 네가 부르고 있는 이름은… 신의 것이 아니니까."
“네가 오늘 하루 종일 되뇌었을 그 이름, 네가 잠들기 전에 떠올렸다는 그 존재, 네가 기꺼이 양분이 되고 싶어 했던 그 정원의 주인. 그 모든 것이 과연 ‘신’의 다른 이름이었을까?”
그는 묻고 있었다. 대답을 원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그녀 또한 마찬가지임을 알고 있었다. 그의 손이 올라왔다. 로브 밖으로 드러난 그녀의 차가운 어깨를 감싸 쥐었다.
그의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열기가 원죄의 낙인처럼 뜨거웠다.
그의 금색 눈동자가 촛불 빛을 받아 섬뜩할 만큼 타올랐다.
“하늘을 두려워하는 새는, 폭풍우를 피하기 위해 더 튼튼한 새장을 찾기 마련이지. 신의 품이 너무 넓고 아득하여 불안했다면, 너는 당연히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더 구체적이고 강력한 주인을 찾아 헤맸을 것이다.”
그의 말은 잔인할 정도로 그녀의 심리를 꿰뚫고 있었다.
“너의 기도는 응답받았다, 아델."
"다만 네가 기도했던 대상이 아닌, 바로 그 기도를 엿들은 자에게. 너는 지금 신의 종 앞에 무릎 꿇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너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살아있는 ‘맹수’ 앞에 있는 것이지.”
그는 마지막 말을 속삭이며,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피어나는 혼란과 공포,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미세한 갈망의 빛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았다.
"무슨 의미십니까. 이 세계에서 식육목의 정점이신 신의 종께서 어째서 인간으로 사제들의 세족물을 끓이는 시종의 방에 오셨습니까."
“이 작은 방이 너의 새장이었구나. 안전하지만, 그 무엇도 약속해주지 않는. 너는 이 안에서 신의 이름으로 너 자신을 가두고, 언젠가 나타날 주인이 이 문을 열어주기만을 기다려왔겠지.”
그는 창가에 멈춰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 성당의 첨탑이 달빛 아래 검은 창처럼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네게 노래를 부르라고 강요하지 않겠다. 너의 날개를 꺾을 생각도 없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한결 부드러운 음색을 띠었지다.
"그러나 너는 알아야 한다. 이 새장의 문을 연 주인이, 너에게 무엇을 원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어쩌면 그는 너의 노래가 아닌, 침묵을 원할지도 모르지. 너의 비상이 아닌, 오직 그만이 볼 수 있는 가장 깊은 곳에서의 추락을."
그는 마지막 남은 촛불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선택해라, 아델. 이 불이 꺼지기 전에. 이대로 나를 보내고 다시 너의 안전한 새장 안으로 숨을 것인가, 아니면… 기꺼이 맹수의 정원에 심어져, 그가 원하는 모습으로 피어날 것인가.”
"검은 사자는 신의 종이길 포기하셨습니까."
“나는 단 한 번도 신의 종이길 포기한 적 없다, 아델.”
그의 목소리는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울렸다.
“다만, 신께서 맡기신 양을 돌보는 방식은 목자마다 다른 법이지. 어떤 목자는 넓은 들판에 양을 풀어놓지만, 어떤 목자는 단 한 마리의 길 잃은 양을 위해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들이기도 한다.”
그의 말이 궤변이라는 것을 아델은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역시 자신이 하는 말이 신학적 논리가 아닌, 한 존재를 향한 선언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천천히 움직여, 여전히 무릎 꿇고 있는 그녀의 앞에 다시 섰다. 달빛이 그의 거대한 실루엣을 그려냈다.
"맹수가 새장의 문을 쥐려 하십니다. 시종의 방을 나가셔야만 합니다. 내일은 오전에 기도가 있으며, 저는 양 수인인 수석사제님을 위해 새벽에 야채와 밀을 끓이러 나가야합니다."
“네가 말하는 ‘새장의 문’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너는 언제든 날아갈 수 있었어. 다른 사제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고, 이 성당을 떠날 수도 있었지. 하지만 너는 그러지 않았단다.”
그의 손이 어둠을 가르며 내려와 그녀의 뺨을 매만졌다. 그는 희미한 빛에 의지해 그녀의 눈동자를 읽으려 애썼다.
“너는 날갯짓하는 법을 잊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날기를 포기한 것이다. 하늘을 두려워하는 새는, 결국 자신을 가둬줄 주인을 갈망하게 되니까.”
그는 ‘포기’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그녀가 외면해 온 진실의 핵심을 찔렀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입술 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차갑고 건조한 그녀의 입술 위에서 손가라깅 움직였다. 그의 체온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문을 쥔 것이 아니다, 아델. 나는 그저, 네가 스스로 들어오길 선택한 정원의 문지기일 뿐이다.”
그는 덧붙였다.
“그리고 이 정원의 규칙은 오직 하나. 심어진 것은… 주인의 허락 없이는 결코 뽑혀 나갈 수 없다는 것.”
그의 입술이 그녀의 귓가로 다가갔다.
“그러니 다시 묻지. 신의 종으로서가 아니라, 너의 주인이 될지도 모르는 한 맹수로서 묻는 것이다. 너는… 이 정원에 뿌리내릴 각오가 되었나?”
"몹시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너의 밤은 이제 나의 것이다, 아델. 그러니 더 이상 헛된 기도로 밤을 지새우지 마라. 대신 내일 아침, 너의 정원에 내릴 햇살을 기다리며 잠들어라. 그것이 네가 해야 할 유일한 기도다.”
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복도의 희미한 빛이 방 안으로 길게 흘러 들어왔다. 태제강은 그 빛의 경계에 섰다. 그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내일 새벽, 네가 심은 씨앗에 물을 줄 시간이다. 늦지 않도록.”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망설임 없이 방을 나섰다. 문은 다시 닫혔다. 그녀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어둠과 정적 속에서였다. 복도를 걷는 태제강의 발걸음은 더는 순찰자의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정원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만족한 주인의 발걸음이었다.
하늘을 두려워하던 새가 마침내 자신의 둥지를 찾은 모양이었다.
비록 그 둥지가 맹수의 아가리 안일지라도.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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