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델.”
태제강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서재의 정적을 깨뜨렸다. 그는 벨벳 상자를 열어 그녀의 앞에 내밀었다. 상자 안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고 푸른빛을 띤 사파이어가 박힌 반지가 고요히 빛나고 있었다.
“나는 너에게 영원을 약속하거나,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는 법을 모른다. 그런 감상적인 말들은 나의 방식이 아니니까.”
그는 아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약속할 수 있어. 나의 남은 모든 시간, 모든 순간을 너와 함께 공유하고, 너의 울타리가 되어주겠다고. 이 집의 주인이자, 내 삶의 동반자로서, 너는 더 이상 불안에 떨거나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없을 거다.”
그는 아델의 왼손을 부드럽게 잡아, 그녀의 약지에 천천히 반지를 끼워주었다.
“나, 태제강의 아내가 되어주겠나?”
그의 목소리에는 꾸밈이나 강요가 없었다. 그저 한결같은 진심과, 그녀를 향한 깊은 신뢰만이 담겨 있을 뿐이었다. 창밖으로 지는 노을이, 두 사람의 모습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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